위대한 잠꾸러기들

  • DKLaw 

위대한 몰입가는 위대한 잠꾸러기이다. 대체로 머리가 나쁜 사람들은 수면에 대해 부정적이나, 사실 깨어 있는 시간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자기 두뇌 활동의 대부분이 비창조적이라는 고백과도 마찬가지이다. 그 한 예로 ‘4당5락’론이나 ‘사시공부 하루 10시간’ 이런 식의 무식한 암기 얘기를 하는 사람들은 실제로 퍼포먼스가 낮다. 스펙을 보았을 때 꽤 ‘암기공부’는 잘했을 사람이 쓴 서면을 받아보고 경악한 사례는 다들 한 차레씩 있을 것이다.

변호사라면 고민고민하다가 잠을 잤더니 토지보상과 관련된 이슈에서 상대방이 주장하는 인허가 의제의 모순점이 꿈 속에서 보이기도 하며, 취미로 게임을 만드는 경우에는 며칠째 폐인처럼 지내다가 꿈을 꿨더니 꿈 속에서 코딩이 해결되기도 한다.

여기 위대한 잠꾸러기의 사례를 몇가지 들어보고자 한다.

1. 엘리어스 하우(Elias Howe, 1819 ~ 1867, 미국)

어린 시절 하우는 매사츠주의 직물 공장에서 일했기 때문에 평소에도 재봉질에 대해 관심은 많았던 것 같다. 그리고 하우는 젊었을 적 시계공으로 일했었다. 이러한 그의 기계 친화적인 직업이 그에게 미캐니컬하게 사고하는데 영향을 준 것 같다.

어찌되었건 하우가 재봉틍을 발명하던 1846년에는 그는 다리를 절고 다니는 백수 신세였다. 그의 아내는 생계를 위해 삯바느질을 하고 있었다. (여기에서 우리는 여자를 잘 만나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착한 여자들은 집안 생계를 책임진다.) 하우는 자기 와이프가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을까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는 다리를 절 정도로 신체능력은 부족했지만 빛나는 머리가 있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자기 와이프를 더 돈 많이 벌게 내몰고 싶어했던 그의 바램은 하루종일 재봉틀을 만드는 ‘몰입’으로 이어졌고, 이러한 몰입은 그에게 꿈을 꾸게 만들었다.

어느날 그의 꿈 속에서 그는 원주민에게 쫓기어 도망가게 된다. 원주민은 창으로 그를 찌르려는 그 순간 그는 꿈 속에서 창 끝에 구멍이 뚫려 있음을 보게 된다.

그는 꿈을 기억하여 바늘의 앞 부분에 실을 꿰매어 본다. 기존의 바느질은 바늘귀에 실을 꿰었는데, 기계에는 그와 반대로 바늘의 앞 부분에 실을 꿰매어야 했던 것이다. 이후 바느질은 기계가 하게 되었고, 오늘 날에는 가난한 서민들도 일년에 몇벌씩의 옷을 살 수 있을 정도로 옷의 가격은 획기적으로 내려간다.

당쟁과 노예놀이로 국민 피빨아먹는 것에 재미 붙이던 조선이란 나라가 김대건 신부를 죽였던 1846년, 아메리카는 어느 절름발이가 위대한 백수 짓을 하여서 오늘 날 모든 인간이 옷을 쉽게 구할 수 있게 한 것이다.

엘리어스 하우

2. 아우구스트 케쿨레(1829 ~ 1896, 독일)

케쿨레는 평소에도 꿈 쟁이였다고 한다. 꿈에 대한 프라이드가 강했던 케쿨레는 1890년 독일화학회에서 이렇게 말하기도 하였다. “꿈꾸는 법을 배운 다음에는 우리도 진실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그는 일생동안 두 가지 중요한 꿈을 꾸게 된다.

아우구스트 케쿨레

첫번째 꿈

케쿨레는 젊었을 적 영국 런던의 클레펨 가에 살았다고 한다. 어느 여름날 저녁, 친구 휴고 밀러의 집에 갔다가 마지막 버스를 타고 인적 없는 도시를 가로질러 집으로 돌아오던 중이었다. 그는 잠시 몽상에 빠졌는데 그의 눈 앞으로 원자들이 튀어 오르더란다.

“나는 작은 두 원자가 어떻게 서로 한 쌍으로 결합되는지, 더 큰 원자가 작은 원자를 어떻게 둘러싸는지, 훨씬 큰 원자들이 작은 원자들을 어떻게 세 개, 혹은 네 개까지 둘러싸는지 지켜보았습니다. 가장 존경하는 나의 옛 스승 코프가 나타나 멋진 설명을 들려주기도 했습니다.”

차장이 “클레팜가”라고 외치는 소리에 그는 그만 꿈을 깨고 말았다. 그러나 꿈에서 보았던 그 형태들을 밑그림으로라도 그려 놓으려고 밤잠을 설치며 매달렸다고 한다.

케쿨레의 말에 따르면 이것이 바로 ‘화학 구조 이론’의 출발점이었다고 한다, 그는 그 꿈을 통해 탄소가 다른 원자들과 결합되는 방식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이것이 오늘날 유기화학의 기초다.  

두번째 꿈

어느 덧 7년이 흐른 후, 케쿨레는 벤젠의 구조를 밝혀내기 위해 고심하고 있었다. 다른 화학물들과 달리, 벤젠의 구조는 기존의 화학기호 체계로는 설명이 불가능했다. 탄소는 6번 원자이므로 전자 하나가 있는 수소와 결합하려면 보통 탄소 하나에 4개의 수소가 있어야 할진대, 어떻게 탄소 6개에 수소가 딸랑 6개로 존재하면서도 안정적일수가 있단 말인가?

“그때 또 다시 내 눈앞에 원자들이 나타났어요. 이번에는 작은 원자 그룹들은 표면에 나타나지 않았지요. 몇 겹으로 겹쳐진 배열 구조들이 눈에 들어왔는데, 뱀이 움직이는 것처럼 원자들이 가까이 달라붙어 짝을 지어 꼬여 있기도 했어요.   그런데 저건 또 무엇이란 말인가? 뱀 한 마리가 제 꼬리를 물고는 내 눈앞에서 빙글빙글 돌고 있는 것이 아니겠어요? 나는 번갯불이라도 지나간 듯 화들짝 놀라 깨어났지요. 이번에도 역시 그 가설의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밤새 연구에 매달렸습니다.”

고대문화에서 오우로보로스라 불려지는 자기 자신의 꼬리를 무는 뱀이 꿈에 나타난 것이다. 이러한 연쇄적인 분자 구조는 그 전에는 화학자들이 ‘꿈에도’ 상상하지 못했던 것이다. 케큘레는 ‘꿈을 통해’ 뱀 모양의 분자 모형을 상상한 것이다.

벤젠구조

3. 요셉

히브리계열의 이집트인이다. 기록상 인류 최초의 행정계획의 성공사례가 나오기 때문에 때론 행정법이나 행정학에서 양념 수준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그는 젊었을 적에는 본인의 꿈으로 드립을 치다가 인생 제대로 막장 테크를 타게 된다. 자기의 형들에게 ‘꿈에 니네를 암시하는 것들이 나왔는데 내 앞에서 다들 무릎 끓고 절하더라 ㅋㅋㅋㅋ’ 이런 말을 함부로 한 것이다. 아마도 이것은 평소 그의 형들이 많이 멍청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고 본인이 크면 본인이 그 형들에게 갑질 할 수 있음을 무의식적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어쨌건 총명함과는 달리 주둥이가 문제여서 노예로 팔려간 그는 하필이면 당시 이집트의 파라오가 꿈과 해몽 마니아라서 일약 총리에 까지 이른다.

그는 화려한 언변으로 파라오의 꿈을 신의 계시로 연결시키더니만, 지는 막상 가장 과학적으로 행정을 수행한다.

당시 중동지방의 풍흉이 일정 주기를 가지고 있음에 착안, 그는 거대 창고를 만들어 흉년에 대비하는 매우 과학적인 추곡수매제를 실시한다.

그리고 이후에 그는 멍청했던 형들에게 갑질을 할 수 있게 된다!

4. 기타

아인슈타인은 머리맡에 늘 펜과 노트를 두고 자는 습관이 있었다고 한다. 꿈에서 자신이 씨름하고 있는 문제에 대한 유용한 정보를 얻으면 기록하기 위해서였다. 닐스 보어도 꿈에서 진기한 태양계의 모습을 보고 이를 참조하여 원자구조 이론을 완성했는데, 이것이 현대 원자물리학의 기초가 되었다.
에디슨도 선잠에서 연구 작업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연구 도중 막다른 골목에 다다를 때마다 가수면 상태에 접어들곤 했다. 그는 손에 쇠구슬을 쥔 채 그가 좋아하는 의자에 앉아 꾸벅꾸벅 졸곤 했다. 자신이 알파파 상태로 가수면 상태에 빠져 팔이 이완되면 마룻바닥에 있는 냄비에 쇠구슬이 떨어지게 하기 위해서였다. 쇠구슬이 떨어지는 요란한 소리에 잠에서 깨어난 에디슨은 자신이 설계하고 있던 것과 관련된 아이디어를 얻곤 했다.
원소의 주기율 표를 발명한 드리트리 멘델레예프도 원자들의 규칙성을 찾으려 오랫동안 노력했으나 실패를 거듭하다, 1869년 어느 날 꿈속에서 주기율표 작성에 필요한 모든 아이디어를 찾았다고 한다. 모차르트도 역시 자신이 작곡한 작품들은 모두 꿈에서 얻은 것이라고 이야기한 바 있으며, 괴테도 과학적인 문제의 해결책이나 시의 영감을 꿈속에서 얻은 일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황농문 ‘몰입(인생을 바꾸는 자기 혁명)’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