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대학출신이 경찰을 떠나는 이유

  • DKLaw 

59명, 2020년 경찰대 졸업자가 로스쿨에 입학한 숫자입니다.

https://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9/29/2020092902259.html“경찰대 나와도 앞날 불안해”… 로스쿨로 눈 돌리는 경찰들서울의 한 경찰간부 A씨는 이번 추석연휴 일체 외출 일정을 잡지 않고 집에만 있기로 했다. 10월 5일부터 접수를 시작하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biz.chosun.com

1년 정원이 100명인 것을 감안하면, 60프로가 로스쿨로 빠졌다는 말이 됩니다.

이건 법조계로 빠지는 숫자에 불과하구요, 그 외에도 의대나 학계로 가는 등 할수만 있으면 경찰 옷을 벗는 사람들이 부지기수입니다.

https://www.hankyung.com/society/article/2017021097511[경찰팀 리포트] “자부심 떨어지고 승진 바늘구멍”…옷벗는 엘리트 경찰들[경찰팀 리포트] “자부심 떨어지고 승진 바늘구멍”…옷벗는 엘리트 경찰들, 경찰대 출신 민간 이직 속출 경찰대 나온 476명 ‘자발적 퇴직’…임관 후 5~8년차 가장 많아 법조계·대기업 등으로 진로 바꿔…2015년 로스쿨 합격자 31명 총경 승진 ‘하늘의 별따기’…보직 변경 잦아 전문성 요원 국민 세금으로 양성했는데…우수인재 이탈은 뼈아픈 현실 경찰대 신입생 적합성 강화해야www.hankyung.com

대부분의 언론이나 정치권에서는 아직도 경찰대학을 폐지해야 한다며, – 물론 조국이 민정수석할 때 경찰대학 형해화를 이뤄놔서 사실상 폐지된거나 상관없긴 합니다 – 경찰을 그만두는 사람을 또다시 ‘먹튀’로 프레임 짜서 괴롭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요?

경찰조직이 좋다면 굳이 경찰을 안 떠나겠죠? 그렇지 않습니까?

떠났던 경찰대학생들도 스무살 때에는 청운의 꿈을 안고 입학했던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왜 떠날까요?

이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토사구팽

제일 큰 불만은 토사구팽입니다. 젊음을 갉아먹으면서 힘들고 어려운 일은 도맡아 하지만 막상 보상은 다른 적폐세력에게 간다는 것이죠.

심지어 이런 토사구팽은 경찰대학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더 심하게 합니다. 경찰대학 후배들 입장에서는 상사를 대학 선배로 맡는 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경찰대학 선배인 상사들은 비경찰대학 출신에게는 잘 보이려고 가면을 쓰고는, 경찰대학 후배만 착취하기 때문이죠.

남들 안 볼땐 경찰대학 후배에게 가하는 인격모독성 저열한 폭언은 덤입니다.

자기의 승진을 위해 후배를 영혼까지 탈탈 털어먹은 후 입 싹 닫는 경우도 비일비재합니다.

경찰대학 27기 고 김대영 경위가 자살한 것도 바로 이러한 부조리한 선후배 문화 때문이죠.

https://www.seoul.co.kr/news/newsView.php?id=2020031301000530대 경찰 죽음 뒤엔… ‘새벽 3시 퇴근’ 과로에 지친 문자 있었다총포 관리 업무 맡은 지 5년 만에 투신 아내 “사건 당일 감찰해 달라” 1인 시위 동료들, 순직 탄원서 경찰청 제출 계획“숨지기 전날까지 아이 크리스마스 선물을 알아보던 아빠였어요. 아이를 정말 아끼고 사랑했는데….” -고 김대영(당시 32세) 경위의 부인 김지영(33·가명)씨7살 아이의 아빠이자 미래가 창창했던 대한민국 경찰이 한강에 몸…www.seoul.co.kr

2. 직장 내 괴롭힘

윗 상사들이 경찰대학 출신만 지나치게 착취하는 것을 수직적 괴롭힘이라고 본다면,

동료들의 직장 내 괴롭힘은 수평적 괴롭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모든 하기 싫은 업무는 모두 경찰대학 출신에게 모는 것이죠.

심지어 경위가 2계급 위인 경정에게 일을 떠넘기는 것도 보았습니다.

“이런 어려운 일을 제가 어떻게 합니까? 경찰대학 출신이 해야죠?” 라면서요.

성과 평가 업무를 담당한다는데, 성과 평가 업무 시스템 비밀번호를 잊어버린 사람도 봤습니다. 1년 내내 한번도 안들어갔다는 말이죠.

그리고는 다른 부서에 있는 저에게 같이 성과 평가 업무 하지 않았냐며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하더군요. 다른 부서로 전출간지 6개월이 넘었는데 말이죠.

정말 사무실에서 아무 것도 안 하는 사람도 존재하는데, 그 사람의 일은 다 경찰대학출신이 한다고 보면 됩니다.

같은 사무실이 아니어도 일 떠넘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본청에서 청장님이 순시 온다며 하급기관에서 말씀자료를 만들라고 하더군요.

물론 타 기관에서 청장 말씀자료를 만드는 경우는 없습니다. 조용히 알아보니 백으로 본청 들어간 후 하급기관에 전화로 이것저것 잡일을 강요하는 사람이라고 하더군요.

그런데 워낙 직장 내 왕따 문화가 심하기 때문에, 일은 경찰대학생이 다 하는데

욕은 또 욕대로 먹습니다. 일 안 하는 사람은 정치질에만 능숙하잖아요? 온오프라인으로 경찰대 욕을 하는 사람들은 거의 백프로 이런 일 안하는 사람이라고 보면 됩니다.

심지어 일 안하는 무능한 직원들끼리 똘똘 뭉쳐서 동료 평가 하는 것 보면 기각 막혀서 말이 안 나옵니다.

1년 내내 아무 일도 안 한 사람이 성과급 최고 등급을 받습니다. 착취 당한 사람은 최하 등급을 받고요.

3. 악화가 양화를 구축

발전을 싫어하고 잘난 사람을 시기합니다.

업무처리절차를 데이터베이스화하여 혁신프로그램을 만들면 주변에서 “왜 쓸데 없는거 만들어서 사람들 귀찮게 하냐?”고 뒷담화를 합니다.

수사서류작성시스템, 수사서류지원스시스템을 만들었더니 주변 사람들 일거리 만들었다고 오히려 조롱합니다.

배우는걸 너무도 싫어하는거죠.

지금도 대부분 경찰들은 형사사건의 전자소송화에 반대합니다. 새로운거 배우는게 싫다는 이유입니다.

기껏 조직 내에서 인정받는 것은 무슨 무슨 워크숍, 무슨 무슨 행사입니다. 행사는 아무나 만들 수 있으니까요.

4. 보이지 않는 미래

그나마 경찰대학 초기 기수들은 그래도 나름 경찰서장 쯤은 할 수 있었는데, 후배 기수들은 앞이 보이지 않는 것도 큰 문제입니다.

평소에는 착취를 당하기만 하는데, 막상 심사 승진의 길은 막혀 있거든요. 하루 종일 일만 하라고 시키고는 경찰대학출신은 머리 좋으니 시험 승진을 하라고 합니다. 이게 말이 되나요?

그런데 이게 경찰 조직엔 아주 자연스럽습니다. 누구는 열라게 부림만 당하고 있는데 누구는 하루 중 한시간도 제대로 일 안하면서 시험 공부만 하고 있는거 보면 속에서 천불이 날 수 밖에 없습니다.

나이 40까지도 심사 승진해줄것처럼 속인 후 이용한 후에 뒤통수 치는 경우도 봤습니다.

이런 경우들이 쌓여서 경찰대학 출신들이 경찰 조직을 증오하며 옷을 벗는 것이죠.

5. 물론 백이 있으면 상관 없습니다.

이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 당신을 괴롭히는건 당신이 우습게 보여서입니다.

부모가 든든한 경찰대학 출신에게는 사람들이 알아서 조심합니다.

제가 경찰대학에 있을 때는 부모 직업은 물론이고, 현재 사는 곳이 자가인지 전세인지까지도 다 조사했었습니다.

이러한 인사기록 카드는 평생 따라다니며 그 사람의 배경을 판단하는 자료로 작용했죠.

밟힐만하다고 판단되는 사람에게는 가차 없이 밟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