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H.곰브리치의 「서양 미술사」 중 발췌

  • DKLaw 

1. 경험을 통해서 나는 전문 용어나 얄팍한 감상의 나열이 많은 젊은이들로 하여금 평생을 통해서 미술책은 모두 그럴 것이라고 백안시하게 만드는 악습이 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나는 이러한 함정을 피가히 위해 지나치게 평범하고 비전문적으로 보일지도 모르는 위험 부담을 안고서도 평이한 말을 사용하려고 성심껏 노력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난해한 사상들이라 해서 무조건 피하지는 않았으므로 미술사가들의 전문 용어를 가능한 한 적게 쓰려는 의도를 내가 독자들을 ‘무시한다’는 식으로 생각하지 않기를 바란다. <제16판, 서문 중>

2. 그렇다고 해서 인상주의 이념이 단지 진실의 절반밖에는 가지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인상주의 이래로 우리는 지식으로 아는 것과 보는 것을 서로 확실하게 분리시킬 수 없다는 것을 더욱 더 절실히 깨닫게 되었다. 태어날 때부터 눈이 먼 사람도 나중에 시력을 회복하게 되면 보는 것을 배워야 한다. 약간의 자기 훈련과 자기 관찰을 통해 보면 소위 본다는 것이 대상에 대한 우리의 지식(또는 믿음)에 의해 형상이 잡힌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것은 눈에 보이는 사물과 그것에 대해 알고 있는 지식이 상반될 때 분명하게 드러난다. <제16판, 562쪽>

3. 미술가들과 비평가들은 과학의 힘과 권위에 대해 크게 감동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실험을 존중하는 건전한 의욕을 얻게 되었다. 하지만 난해해 보이는 것은 무엇이든지 존중하는 건전하지 못한 믿음 또한 갖게 되었다. <중략> 이런 것이 과거의 비평가들에게는 거의 문제가 되지 않았을지 모르지만 오늘날에는 변화를 받아들이기를 거부하고 진부한 믿음을 고집한다면 막다른 벽에 부딪치게 될 것이라는 신념이 거의 팽배해 있다. <중략> 어떤 기업가도 보수주의자라는 낙인이 찍혀서는 안된다. 그는 시대와 함께 가기만 해서도 안된다. 시대와 함께 가고 있다는 인상을 남에게 보여주어야만 하는 것이다. 이를 나타낼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은 회사의 중역실을 최근의 미술 작품으로 장식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작품은 혁신적일수록 좋은 거시다. <제16판, 612쪽>